디지털 사이니지가 광고에서 미디어로 확장을 논하면서 광고 산업 다음으로 관심을 가진 것이 유통 산업이었다. 그래서 과거 디지털 사이니지 기반의 Street Virtual Shop을 기획했던 적도 있었다. 이후 산업이 예측의 방향대로 움직이지 않고 더디게만 확장하면서 다른 산업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래서 선정했던 것이 화장품과 의류 부분이었다.
특히 화장품 부분은 2012년 조선비즈에서 주최하는 스마트 클라우드쇼(http://bizzen.tistory.com/467 ) 디지털 사이니지 전시관 기획 구축을 하면서 화장품 산업과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과의 연관성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2년 전시 테마는 경험(eXperience)이었다.
화장품도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고객에게 다가가는 서비스 상품이며, 디지털 사이니지도 경험을 통해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매체라는 공통점으로 기획을 하게된 것이다. 해당 전시 기간 중에 남녀노소를 "경험"이라는 키워드로 끌어들이면서 다양한 체험을 선사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후 여러 전시회에서 협력 및 기획 제안을 받기도 하였다.
화장품 산업에 디지털 사이니지를 접목하고자 하는 노력은 꾸준히 하였으나, 기회가 잘 닿지 않았고, 특히 화장품 업계와 디지털 업계의 산업 간 이해도 차이와 시각 차로 접점을 찾는 데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 사이 몇몇 화장품 기업들이 샵 내에 디지털 사이니지를 적용하는 선도적인 결단을 내리고 구축을 하였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말 그대로 구축에만 머물렀다는 것이다.
디지털 사이니지가 구축에 중점을 둘 경우 IT 기반의 구축 사업이 될 뿐 화장품 샵에는 도움이 거의 되지 않는다. 그저 샵의 인테리어 소품에 그치게 된다. 디지털 사이니지 구축 비용 대비 그 효용성에 있어 인테리어 소품으로 전락되고 반복적으로 화장품 동영상과 광고만 노출이 되는 상황에서 화장품 샵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그리고 화장품 샵 경영에 어떠한 도움이 될까?
화장품 샵에 관련된 이해관계자에 대한 파악도 없이 구축된 디지털 사이니지는 또 다른 광고 공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설치 구축된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누구나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지만 서비스 모델에 대한 기획과 구축 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디지털 사이니지는 그저 광고와 이미지 메이킹 컨텐츠를 송출하는 사용자가 관심을 두지 않는 디지털 앵무새에 불과하게 된다.
우연한 기회에 대기업 임원 교육에서 디지털 사이니지 관련한 강의를 한적이 있다. 그 인연으로 SI 기업의 임원으로 부터 그룹사의 화장품 샵에 대한 컨설팅 협업을 제안 받았다. 꼭 해보고 싶었던 프로젝트였기에 흔쾌히 수락을 하고 화장품 산업에 대한 분석과 디지털 적용에 대한 방법론을 찾기 시작했다.
화장품 산업에서 특히 메스티지 제품을 취급하는 브랜드 샵의 경우 신상품과 할인행사를 할 경우에만 매출이 오르고 이외에는 상품 전시와 홍보에 그치고 초저가의 상품만이 판매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화장품 기업들의 전략의 일부였던 것 같다. 이로 인해 제 값에 브랜드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고객 행위로 규정되어 졌다. 더구나 세일이 1년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일 기간 중 매출 감소는 화장품 기업에게는 심각한 문제였다.
M&M Networks에 주어진 명제가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하여 화장품 샵의 매출을 증대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디지털 사이니지가 샵에서 어떠한 기능을 해야 하며 고객에게 어떠한 부분을 제공해야지 고객 구매 행동을 유발 시킬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착수 한것이 화장품 샵이 위치하고 있는 공간에 대한 분석을 시작하였다.
브랜드 샵의 대부분은 고객들의 일상의 생활권의 동선 내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유는 여성에게 화장품은 선택이 아닌 음식과도 같은 필수품이기 때문에 언제어디서든지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고객의 일상 생활의 동선과 랜드마크 지역에 집중적으로 샵을 개설하여 운영을 하고 있었다.
공간 분석이후 장소와 고객의 동선을 분석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화장품 샵에서 고객의 동선은 매우 짧으며 분명하며, 장소 안의 목적지를 망설임 없이 다가가서 상품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화장품 관련 전문가와 기업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것은 고객이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샵에 방문할 때는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의모든 정보를 취득하여 해당의 제품이 있는 지 없는 지만을 확인한 후 바로 구매한다는 것이다.
여성 고객은 화장품이 음식과도 같은 필수품이기에 자신에게 맞는 어울리는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많은 수고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선정된 화장품의 경우 큰 망설임 없이 구매하고 있었다.
브랜드 화장품 샵에 따른 기업마다 컨셉에 있어서도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20대가 좋아하는 화장품이 있는가 하면 10대가 좋아하는 화장품이 있었다. 그 차이는 화장품의 품질이 아닌 브랜드 컨셉과 화장품 샵의 특성이 결정한다는 재미있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화장품 샵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요인은 제품의 품질 차이가 아닌 다른 외부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착안하여 고객의 동선에 고객이 필요로 하는 사항을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이 디지털이 고객의 경험과 동선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적정 타이밍에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디지털을 활용하여 재방문하는 고객에 대한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외 마케팅관련 서적과 동선분석 및 매장과 관련된 많은 자료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자료 중에 재미있는 것은 화장품 샵에서 고객이 잠시 머물러 있는 몇초를 잡게 되면 매출이 상승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위에서 언급했던 사항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으로 고객은 화장품을 구매하기 전 관련 모든 정보를 습득하고 샵에 방문한다. 그런데 몇초를 더 머물러 있다는 것은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고 그것이 결국은 매출로 이어진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신제품이 출시되면 매출이 오르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었다.
"구매 행동 유발 요인은 관심을 통한 머무름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 팀이 찾은 것은 바로 샵에 방문한 고객이 몇초를 더 머물러 있게 하는 전략을 통해 고객의 관심을 끌고 구매 유발효과를 이끌어 내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2012년 전시회 때의 컨셉인 경험을 기반으로 하여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획하고 전략을 수립하였다.
더불어 화장품 매장의 직원들이 여성인점을 감안하여 가능한 디지털 기기들이 매장 직원에게 불편함이나 별도의 신경을 쓰지 않아도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하였다.
거의 2개월 간의 조사, 분석, 기획, 설계 및 보고서 작성으로 이어졌다. 안타깝게도 SI기업의 파트너는 나름 사업의 의지를 갖고 있었으나 그룹의 해당 화장품 기업 담당은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기술적으로 기능적으로 참신하지 않다는 이유로 구축에는 소극적이었다.
기술 기반의 서비스 모델 개발에 있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이 기술의 진보성에 초점을 지나치게 맞춘다는 것이다. 기술의 진보성이 참신할 수 있지만 그것이 고객에게 낯설어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여러번의 설득과 토론과 협의를 하였지만 기술적 진보성에 대한 벽은 넘지 못하고 컨설팅으로만 종료하게된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화장품 산업에 대한 많은 부분을 알게되었고, 화장품 고객들의 성향과 특성을 파악하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 아직은 서비스 모델 개발이라는 영역이 낯설고 IT 기반의 사업에 있어 기술부분이 중요한 평가 요인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듯 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좀 나아지리라 생각하면서 새로운 산업에 대한 도전은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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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 Networks (주)
e-Mail : heamosu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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