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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미디어/TECH

세계 최초 키네틱 테이블 디스플레이 개발

by 공공미디어디렉터 _ 김성원 2024. 4. 17.

2009년 초로 기억한다.
 
갑자기 회사에서 세상에 없는
새로운 디지털 사이니지 개발 지시가 내려졌다.
제주도 소재 어느 리조트 회장님 실에 설치할
커스텀 디지털 사이니지 개발이었다.
 
당시 나는
시장에 주목받는 제품 개발에 몰입하고 있었다.
그래서
옥외용 디지털 사이니지 디자인 개발을 주도했고
내부 반발을 무릅쓰고 추진했었다.
 
그런데 1인을 위한
커스텀 디지털 사이니지 개발 지시가 내려왔다.
좀 난감했다.
1인을 위한 커스텀 제품이
브랜드와 세일즈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했다.
 
시간을 가진 후
나의 결론은 추진이었다.
윗분의 지시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판단한 결론은
브랜드와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콘셉트제품 개발에 방점을 두었다.
 
자동차 콘셉트카처럼
우리만에 콘셉트 프로덕트 개발로 규정하였다.
 
개발해야 할 제품은 
터치 테이블 디스플레이와
전자 칠판 기능이 모두 가능한 제품으로
디자인은 심플하면서 고급스러워야 한다.라는
회사 지침이 내려왔다.
 


개발팀과 외부 제품 디자인기업으로 팀 구성을 하였다.
제품 디자인 회사는
이미 옥외용 제품 디자인 개발을 수행했던  기업으로
개발팀과의 협력 및 소통은 원활한 회사로
이번 프로젝트에도 합류를 요청했다.
 
2009년 당시
세상에 없는 키네틱 디스플레이 개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먼저 제품기획과 디자인을 진행하였다.
유니버설 디자인을 기본으로 
테이블일 때와 전자 칠판 일 때를 고려하여
디자인 콘셉트를 잡아갔다.
 
디자인 컨셉을 수립할 때
실제 구동을 전제로 한 시뮬레이션 스케치를 했다.
 
테이블 디스플레이 상태에서 
사람들의 앉은키를 고려하여
테이블이 상하로 움직일 수 있도록 기획하였고,
 
전자칠판 상태일 때도
디스플레이 위치가 상하로 움직여
높이 조절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테이블 디스플레이 상태에서
터치 작동 유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당시 소프트웨어가
지금처럼 자유롭게 인터랙티브 기능이
지원되지 않았다.
터치도 2포인트 정도 수준에서 개발을 해야 했다.
 
제품 기획과 디자인이 완료된 후 
개발에 착수하였다.
 
개발에 난항은 키네틱 기능 구현이었다.
최소한의 소음으로 부드럽게 디스플레이가
테이블과 전자 칠판으로 변신해야 했다.
 
개발팀은 공장 자동화 전문 기업 중
로봇 팔을 개발, 제작하는 기업을 섭외하였다.
 
3개월간에 걸쳐 개발을 하였고,
드디어 1차 시제품이 나오는 날 아침....
나에게 기구팀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시험 운전할 때 까지도 잘 작동하던 제품이
시제품 품평회날 문제가 발생했다는
전화기 너머 불안과 초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복해서 키네틱 작동을 테스트하는 동안
디스플레이 무게 때문에 로봇 팔이 정상 작동되지 않아
디스플레이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현상과
기구 단차가 발생하여 강화유리가 깨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제품 전체 무게를 줄이면서
최소한의 소음으로 부드러운 로봇 팔을 구현하려는
우리에 무리한 욕심으로 로봇 팔이 디스플레이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발생한 연쇄적인 상황이었다.
우리는 제품 개발 실패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회사에서 긴급회의가 소집되었고
재개발 여부를 논의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난 재개발을 강력히 주장을 했다.
 
최종 개발에 일부만 보완하면 될 것 같았다.
당시 개발의 기구팀 차장은 너무도 고생을 많이 했고
나와 같은 의견을 갖고 있었다.
난 개발팀 의지를 확인하고, 회사에 부탁했다.
다행히 회사에서 재개발 승인이 났고,
추가 개발비 예산을 확보하였다.
 
그렇게 다시 개발하여 만들게 된 것이 
세계 최초 키네틱 테이블 디스플레이였다.
 


키네틱 테이블 디스플레이는 안타깝게도
제주도 리조트 회장님에게 납품하지 못했다.
너무 고가로 책정될 수밖에 없는 제품이었다.
 
이후로 각종 전시회에 전시하면서
회사의 콘셉트 제품으로 관심을 받았다.

특히 당시 아이폰 3G가 출시되었는 데
우리가 만든 키네틱 디스플레이와 디자인이 비슷해서
디지털 사이니지 업계 분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았다.
 
1인을 위한 커스텀 제품으로 개발을 시작하였지만
실제로는 콘셉트 제품으로 활용된 제품이 되었다.
 
난 이 제품 개발에 참여하면서
기획, 디자인, 개발, 로봇, 마케팅,
브랜드, 제품화 등등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게 되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현대 IT 김천 공장의 전시장에 가면
키네틱 테이블 디스플레이가 전시되어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팔지도 못하는 제품을 만들었다고
말들이 많았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키네틱 디스플레이 개발로
회사 브랜드 전략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브랜드 전략 결과로
회사에 이득이 있어야 하는 데
그 결실을 미처 맺지 못한 아쉬움과 미안함은 있다

 키네틱 디스플레이 개발로 내가 얻은 교훈은
세상에 없는 제품은 그 이유가 있다.
그리고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도 있다.

이 두 물음에 답할 수 있는 기업이
성장하고, 기회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