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중의 하나는 흐름을 읽는 것이다.
흐름이라는 것은 변화를 의미하며 변화는 지속성을 가지고 발전하며 그 발전은 큰 틀에서는 순환의 진리를 갖고 있지만 작은 차원에서는 끊임없는 앞으로 나아감을 의미한다.
산업에서 흐름을 읽는 다는 것은 타이밍이 빨라도 늦어도 그에 따른 비용과 도전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그래서 타이밍이 중요하다. 타이밍이라는 것을 정확히 맞추기는 어렵다. 다만 그 타이밍을 리딩하느냐 아니면 한발 뒤에서 준비하고 편입하느냐라는 부분은 중요하다.
타이밍 시점을 중심으로 한발짝 선후는 흐름을 읽는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되지만 그 보다 앞서거나 그 보다 뒤쳐지게 되면 혹독한 비용을 지불하거나 혁신의 대상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변화는 늘 물 흐르듯이 진행하고 깨어있어야지만이 느낄 수 있는 세상의 이치이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순간 이미 그 계절은 다 지나가고 있음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동양학에서는 기운이 극에 달했을 때 바로 그 기운을 제대로 느낀다고 한다. 극에 달했다는 것은 이제 쇠퇴를 이미하고 다음을 준비해야 함을 전제한다. 여름에 더움을 느끼면 이제 여름의 끝자락을 의미하는 것... 자연은 "갑자기"라는 단어와 거리감이 있다. 산업도 마찬가지이다. 갑자기 무엇인가 등장하는 법은 없다 그 전조들의 여러 상황들이 반복되고 발전하여 흐름으로 이어져 어느 순간에 규정화 되어 주류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주류 역시 항상이 아닌 변화를 하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 사이니지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업계의 여러분과의 만남이 이어진다. 만남에 있어 가능한 시간을 만들어 동종의 기업으로 공유와 함께 고민을 듣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대부분이 중소 디지털 사이니지 제조,개발 기업들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업들이 많았다. 이들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 사항은 디지털 사이니지가 비지니스 가치가 기업에게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즉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돌파구를 찾고 싶은 데 그 방향성을 찾지 못해 블로그를 통해 만남을 제안한 것이라고 한다.
A 기업의 대표께서 열심히 개발한 제품을 판매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을 하셨습니다. 해당기업은 IT기기 제조회사로 디지털 사이니지 관련 기기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소량의 제품을 공급하여 채산성이 맞지 않고, 제품 공급에 있어서도 요구사항이 많아 기존의 제품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며 그에 따른 비용이 정당히 책정되지 않아 어렵다고 하셨다.
대표님께 주 고객이 누구냐고 물었다. 주로 디지털 사이니지 제품과 솔루션을 갖고 SI 기업에 납품을 하는 기업이거나, 일부 SI기업이라고 했다. A기업의 고객은 불특정 End-User를 대상으로 하여 발주 또는 영업을 통해 사업을 하면서 부품 형태의 제품을 성능 대비 가격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기업을 고객으로 갖고 있었다. A기업의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적정 성능의 가격 경쟁력이 있는 기기 업체로 가장 우선 고려되는 것이 중국 제품이다. 중국 제품이면서 국내에서 AS가 되는 것, 그 다음이 국내 업체를 찾게 되는 것. 이러한 현실에서 국내의 중소 IT 제조 개발 기업들이 살아남는 다는 것은 정말 버거운 현실이다.
A대표님께 컨설팅해 드린 내용은
1. 시장을 세분화하여 시장의 전문성을 갖추어라.
2. 시장은 공급망의 위 단계가 아닌 End-User가 있는 곳이다.
3.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End-User와 네트워크를 쌓아라
4. 자기 제품에 대한 정확한 포지셔닝과 브랜딩을 End-User에게 하라
5. End-User가 제품을 선택하게 하라
참 어려운 일임을 너무도 잘 아는 이야기이지만 이것이 혁신이며 변화에 편입하는 길이기에 말씀을 드렸지만 현실이라는 장벽을 어떻게 헤쳐나갈지는 의문이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이 어려운 이유가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을 통해서도 투영되는 듯 하다.
중소 제작 개발사들의 고민들은 나 역시 현대IT 시절 정말 미칠듯이 했던 사항이다. 그래서 디지털 사이니지 생태계를 규정하고 휴먼네트워크를 쌓으려고 했고, 하드웨어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토탈솔루션 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하였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위해 아웃도어 개발에 주력을 하면서 End User Market에 영향을 주고자 투자 및 서비스 사업을 주도했었다.
개인에게는 긴 시간이었지만, 기업에게 그 모든 것을 추진하기에는 길지 않았던 시절 그 결과를 얻기도 전에 회사를 그만 두어야 했던 상황에서 현대IT에서 추진했던 프로젝트들이 기업에게 수혜로 돌아갔는 지에 대한 평가는 뒤로 하고 개인적으로 참으로 많이 아팠고 그 아픔이 성장으로 다가와 주었다.
흐름을 따라 가고자 했고 그 흐름에 산업이 동참해주었고, 반발 앞선 전략에 업계의 전문가들과의 공조가 나를 이끌어 주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렇게 2011년까지 회사에 근무한 후 독립하여 다시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의 변화를 보면서 그 변화를 세상에 알리고 그 속에서 비지니스를 만들어 가는 일을 하고 있는 지금... 중소 제작, 개발사들이 앉고 있는 고민들이 흐름을 따르지 못하면서 자기 안에 머물러 있으면서 겪을 수 밖에 없는 부분임을 느끼게 되었다.
제작, 개발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시장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즉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제작 개발비 대비 수익성이 나지 않아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을 영위하기에 너무도 어렵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이 고민 속에는 디지털 사이니지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시장을 규정하지 못해 벌어지는 상황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융복합 산업이며 생태계 역시 융복합이 되어 있다. 그리고 시장은 유비쿼터스를 지향하면서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폭 넓게 분포되어 있다. 기업들이 자기 정체성을 갖고 시장을 규정하지 못한다면 결국은 도태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이다.
융복합된 유비쿼터스 산업으로 디지털 사이니지를 이해를 한다면 기업들이 갖고 있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시장에서 살아남든 리딩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세그먼트가 필요하다. 디지털 사이니지가 적용가능한 모든 산업에 제품을 제공하는 시기는 이제 지나가고 있다. 범용성이라는 시대에서 고객 맞춤형으로 그리고 이제 시장 전문화로 고객의 선택을 이끌어 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이며 확실하며 자기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여 명확히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 제품인지가 규정되어야 한다. 여기저기 모두 적용되는 제품으로는 고객에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어렵다. 범용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부품과 핵심 기술만이 가치를 가지며 어플리케이션 영역으로 발전했을 때는 시장의 세트먼트를 통해 전문화가 되어야 한다.
시장의 변화, 고객의 요구 사항을 파악하지 못하고 시장과 고객을 대응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시장과 고객의 요구 사항을 사전에 파악하여 준비한 후 최소의 비용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비단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의 현시만은 아닐 것이다.
시장이라는 규정을 두고 많은 기업들이 생태계측면에서 자신들이 위치해 있는 공급망의 바로 위단계를 시장이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시장은 언제나 End-User를 지향하고 있다. 그리고 End-User가 원하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 시장이며 이 시장을 지속시키는 것이 산업 생태계이며 공급망 사슬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태계를 이해한다는 것과 공급망 사슬을 갖춘다는 것은 시장을 파악하고 시장의 요구 사항을 수렴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내가 만난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러한 사항들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저 열심히 자기 제품에 충실하면서 공급망 관점에서 고객을 찾아다니는 제한적 영업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인것을 알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만남을 통해서 커져 갔다.
변화의 흐름을 통해 변곡점에서 혁신을 선택하지 않으면, 도태하는 변혁의 시기에서 하나의 시장을 지향하면서 다변화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 오늘의 우리 중소 기업들의 방향이라는 생각을 한다. 다변화 되는 네트워크의 구축은 결국은 공급망 사슬에서 구축된 시장이 아닌 다른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시장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IT 산업이 수익을 내는 영역은 비 IT분야에서 IT를 도입함에 따른 것이다. 그렇기에 비 IT영역의 시장에 자기 제품에 대한 가치와 포지셔닝과 브랜딩이 중요하다. IT는 다른 산업과 연계 융합되는 산업이기에 다른 산업과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내 안에서 자기 기술에만 몰입하게 된다면 시장과 거리감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비지니스 소통이라는 제목을 쓴 이유는 산업과 산업 간에 이해와 네트워크가 필요하며 디지털 사이니지가 융복합된 산업으로 다양한 비지니스에 대한 이해를 통해 시장을 세분화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의미를 두고 싶었다.
점점 어려워지는 경제현실에서 산업은 지속성을 갖고 나아간다. 그 속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자기정체성을 갖고 세분화 시킨 시장을 파악하고, 수용하면서 다양성을 갖추는 다차원적 전략이 필요하다. 열심히 공부만 잘하는 사람이 아닌, 공부도 하면서 문화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에 기업도 비슷한 조건을 세상으로 부터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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