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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차여행 - 동해역에서 청량리까지
    Carpe Diem/여행 2009. 11. 24. 00:30
    나의 긴 여정(?)의 대단원을 마치는 순간 오늘도 강원도는 가을 비가 종일 내렸다. 집으로의 귀향을 위해 청량리행 무궁화호를 타기 위해 도착한 동해역... 내가 삼척에 머물때 동해역의 앞길이 좁고 허름했는 데... 그때가 90년대 초였을거다. 20년이 지났으니... ㅋㅋㅋㅋ 사람들은 늘 자기 머리 속의 기억만을 간직하고 사는 듯하다. 조금 일찍 도착한 관계로 역 인근의 식당에서 5,000원짜리 백반을 먹고 역 안에서 기차를 기다리기로 했다. 출발 시각은 4시 5분이었는 데 기차가 10분정도 연착을 했다. 역안 구내 풍경은 승객 3~4명이 자리에 앉아서 기차를 기다리고 또 다른 테이블에서는 철도 직원분들이 보험설계사의 상품 설명을 열심히 듣는 모습이 보였다. 중소 도시들은 인맥이 아주 중요하기에 그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 데, 여기 보험 설계사도 그러한 인맥을 이용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강릉을 출발하여 청량리로 가는 열차는 부전역에서 출발하여 강릉을 향하는 열차보다는 객차 수도 많았고 승객의 연령분포도 휠씬 젊었다. 아마도 동해안을 찾는 로망이 수도권 사람들에게 있기 때문인듯 하다. 어릴 적 송창식씨의 고래 사냥을 들으며 동해로 동해로 향하던 기억들...  내 앞에 않은 젊은 친구들도 여행에 지쳤는 지 곤히 잠들어 있었다.
    강릉에서 출발한 무궁화호는 동해에 3분가량 정차를 하고 바로 떠난다. 자리를 찾아 앉은 후 차창 밖의 풍경들 강과 어우러진 풍경들... 내 삶에 언제 이렇게 많은 풍경들을 볼 수 있을까 라는 감상에 젖으며... 몸을 의자에 기댄다.




    가을 비가 제법 내려 차창 밖의 풍경을 담아 내기에는 힘들었다. 더구나 내 카메라는 DSLR이 아닌 일반 디카로 내가 원하는 풍경을 담아내는 데는 많은 한계를 느꼈다.  사진을 꼭 배워보고 싶다. 사진이 주는 매력이 동영상이 주는 매력과는 또 다른 느낌... 
    가을 비가 차장에 뭉글뭉글 그려지며 밖의 풍경과 조화를 이루며, 나를 고립시키며 잠시 잠들게 만들었다.


    잠에서 깨어나 눈을 떠 보니 빈농의 농가와 마을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우리네 시골들이 있다는 사실에 잠깐 놀라며... 저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나름의 행복과 불행을 갖고 살아가겠지라는 생각에 빈농이라는 나의 선입견이 부끄러워졌다.
    추전역 인근은 그렇게 내 눈에 빈농으로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기차역으로 여름을 제외하곤 난로를 피워야 한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태백을 지나는 동안 탄광촌으로 한때의 영광을 누린 마을들과 그에 대한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한때의 영광을 간직하고 지금은 영광뿐인 상처로 남아서 그 후유증으로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며...  아쉬움이 남는다.
    실용성과 경제성만을 따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복지와 문화라는 것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많아져야 하고, 똑똑한 놈 하나 보다는 평범한 놈 여럿이서 함께 가는 사회가 행복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탄광촌을 지나면 문득 스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을 하다 탄광촌을 지나며 자연과 하나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가슴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역 이름이 재미있었다. 원래는 증산역이었다가 인근에 민둥산이 있어 역 이름을 개명했다고 하는 데, 사람들은 이곳에 등산을 위해 많이 찾는 다고 한다. 정선이라면 아리랑의 본류가 있는 아우라지로 유명한 것으로 안다. 몇년 전인가 가족과 함께 겨울 여행을 하면서 정선 레일바이크를 탄적이 있다. 엄청 추운 날씨에 레일바이크를 몇 Km를 달리다 보니 몸도 얼굴도 얼어버릴 듯한 그 느낌 ㅋㅋㅋㅋ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정선을 지나며 또 한참을 잔 느낌... 기차가 도심으로 들어오자 익숙한 풍경들...
    불빛이 춤을 추며  사람들을 반기는 듯하다. 원주에 들어서면서 사람들도 많이 하차 하여 기차안은 설렁하였다.  11월의 가을 여행의 막이 내리고 있는 지금 저녁 6시가 가까워지자 차창밖의 풍경을 더 이상 담을 수도 없을 정도로 어두워졌고, 기차는 도시로 도시로 불빛속으로 향하고 있다.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 나 또한 다시 현대 문명의 약육강식 생존의 시장에 내 던져 지겠지. 그리고 그 속에서 나를 찾는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난  도시와 현대문명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고 그 속에서 나의 경험과 지식과 생활이 뭍여 있어 다시 무엇인가를 한다면 참으로 한참을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불혹의 나이에 다시 도전을 하고 그리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희망을 찾아 도시로 향한다. 그 도시 속에서 자연을 찾아보련다.

    [여행/가을 여행] - 기차 가을여행 - 부전역에서 도계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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